잘라 쓰지 말고, 전제·용어·목적을 새로 쓰기
학술 발표 영상을 환자용으로 다시 편집할 때 새로 써야 하는 것은 세 가지입니다. 발표자와 청중이 이미 공유해서 말하지 않고 지나간 공통 전제, 설명 없이 쓰인 기술 용어, 그리고 그 연구가 무엇을 밝히려 했는지에 대한 연구 목적입니다. 발표 화면과 말을 잘라 짧게 잇는 것만으로는 이 세 가지가 환자에게 전해지지 않습니다.
세 가지를 새로 쓴 환자용 대본은 학술 원본과 문장마다 맞대어, 발표한 의료진이 다시 검토합니다. 새로 쓴 문장이 원래 연구의 대상과 조건보다 넓게 적용되지 않았는지를 따지는 일이 이 검토의 중심입니다.
| 새로 쓸 것 | 학술 원본에서의 모습 | 환자용 대본에서 쓰는 방식 |
|---|---|---|
| 공통 전제 | 청중이 아는 진단 기준, 기존 치료법, 연구의 배경이 말없이 지나감 | 환자가 그 내용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배경을 앞에 한두 문장으로 씀 |
| 기술 용어 | 약어와 영어 용어가 설명 없이 쓰임 | 처음 나올 때 쉬운 말과 함께 쓰고, 대본 안에서는 한 가지 이름으로만 부름 |
| 연구 목적 | 무엇을 비교하고 무엇을 측정했는지로 표현됨 | 환자의 어떤 질문에 답하는 연구인지와, 연구 대상이 누구였는지로 풀어 씀 |
학술 발표가 그대로는 환자에게 닿지 않는 까닭
학술 발표는 같은 분야의 의료진을 청중으로 삼습니다. 발표 시간은 짧고 청중은 기본 지식을 갖고 있으므로, 발표자는 모두가 아는 것은 말하지 않고 새로운 내용으로 곧장 들어갑니다. 환자가 같은 영상을 보면, 발표의 핵심 문장이 무엇을 전제로 한 말인지 모른 채 숫자와 용어만 따라가게 됩니다.
연구 목적도 다르게 읽힙니다. 의료진에게 연구는 특정 조건의 환자 집단에서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보여 주는 자료이지만, 환자는 발표 속 숫자를 자신에게 그대로 적용되는 말로 받아들입니다. 그래서 환자용 대본에는 연구 대상이 누구였는지, 그 조건이 시청자 자신과 같은지를 스스로 따질 수 있는 문장이 필요합니다.
학술 원본을 받아써 원본 대본 만들기
새로 쓰기 전에 학술 원본의 말을 그대로 받아쓴 원본 대본을 만듭니다. Adobe Premiere 도움말에 따르면 Premiere의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 기능은 받아쓴 대본을 자동으로 생성하고, 받아쓰기 옵션에서 발화자 라벨링으로 발화자를 분리할 수 있으며, 시작 및 종료 지점으로 표시한 범위 안의 오디오만 받아쓰도록 지정할 수 있습니다.
발표와 질의응답이 함께 담긴 원본이라면 발화자 라벨링으로 발표자와 질문자를 나누어 받아쓰고, 환자용으로 쓸 구간만 시작과 종료 지점으로 표시해 받아씁니다. 자동으로 받아쓴 대본은 발표자가 쓴 용어가 그대로 옮겨졌는지 의료진이 한 번 읽어 고친 뒤 원본 대본으로 씁니다. 이 원본 대본의 문장마다 번호를 매겨, 환자용 대본의 문장이 어느 원본 문장에서 나왔는지를 이어 줄 수 있게 합니다.
말하지 않은 공통 전제 찾아 쓰기
원본 대본을 읽으며 발표자가 설명 없이 기대고 있는 지식을 표시합니다. 진단 기준, 기존에 쓰이던 치료법, 연구가 시작된 배경처럼 청중이 이미 안다고 여긴 내용입니다. 표시한 전제 가운데 환자가 발표의 핵심 문장을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한 것만 환자용 대본의 앞부분에 한두 문장으로 씁니다.
전제를 모두 풀어 쓰면 영상이 강의가 되어 버리므로, 핵심 문장 하나에 필요한 전제가 여럿이라면 그중 환자가 가장 먼저 물을 것부터 씁니다. 나머지 전제는 영상 설명란이나 다음 편의 주제로 남깁니다. 어떤 전제를 앞에 쓰고 어떤 전제를 남겼는지는 감수 기록에 함께 남겨, 다음 편을 만들 때 빠진 전제부터 다룰 수 있게 합니다.
기술 용어를 한 이름으로 쓰기
대한의사협회 의학용어위원회의 의학용어집 제6판 일러두기는 하나의 영어용어에는 가능한 한 하나의 우리말용어를 쓰는 1:1 대응을 원칙으로 하고, kidney를 신장으로 정하면서 콩팥을 동의어로 표시한 예를 듭니다. 환자용 대본도 같은 방식을 따릅니다. 한 대상을 가리키는 말은 대본 안에서 하나로 정하고, 처음 나올 때만 다른 이름이나 쉬운 설명을 괄호 없이 한 문장으로 함께 씁니다.
발표에서 약어로만 불린 검사나 약물은 환자용 대본에서 약어를 먼저 쓰지 않습니다. 우리말 이름을 쓰고, 진료실이나 검사지에서 환자가 그 약어를 다시 만날 수 있다면 그때 약어를 함께 알려 줍니다. 화면 자막에도 같은 이름을 써서, 말과 글자가 같은 대상을 다른 이름으로 부르지 않게 합니다.
연구 목적을 환자의 질문으로 풀어 쓰기
학술 발표가 연구 목적을 무엇과 무엇을 비교했는지로 표현했다면, 환자용 대본에서는 그 비교를 환자가 실제로 묻는 질문으로 풀어 씁니다. 그리고 그 질문에 답하는 문장 바로 뒤에, 연구 대상이 어떤 조건의 환자였는지와 그 조건이 아닌 환자에게는 이 내용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는 점을 씁니다.
이 문장이 빠지면 환자용 대본은 원래 연구보다 넓은 약속을 하게 됩니다. 연구 대상의 나이, 질환의 단계, 함께 받은 치료처럼 적용 범위를 가르는 조건은 원본 대본에서 찾아 그대로 옮기고, 발표에서 말하지 않은 조건은 대본에서 지어 쓰지 않습니다.
의료진 감수의 순서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은 콘텐츠 제작과정을 콘텐츠 기획, 콘텐츠를 쓰고 실무진이 감수하는 단계, 외부 전문 교정을 통한 건강문해력 제고, 소비자전문기관의 소비자의견 수렴, 의학전문감수인 2차 감수, 질병관리청 최종승인의 여섯 단계로 밝힙니다. 병원의 환자용 대본 검토도 이 흐름을 빌려, 의료진 감수를 두 번으로 나누고 그 사이에 의료진이 아닌 사람이 대본을 읽는 단계를 넣습니다.
첫 감수에서 발표한 의료진은 원본 대본과 환자용 대본을 나란히 놓고 문장마다 뜻이 같은지를 따집니다. 이어 접수나 상담을 맡은 직원이 환자의 눈으로 대본을 읽고 막히는 문장을 표시합니다. 표시된 문장을 고친 뒤 두 번째 감수에서 의료진이 고친 문장의 뜻과 적용 범위를 다시 따지고 승인합니다. 직원이 쉬운 말로 고친 문장이 원래 뜻보다 넓어지거나 단정적으로 바뀌지 않았는지가 두 번째 감수에서 가장 먼저 따질 것입니다.
| 감수 기록의 칸 | 쓰는 내용 |
|---|---|
| 원본 문장 번호 | 환자용 문장이 나온 원본 대본의 번호 |
| 출처 구간 | 발표 본문인지 질의응답인지 |
| 새로 쓴 것의 종류 | 공통 전제, 기술 용어, 연구 목적 가운데 하나 |
| 남긴 전제 | 앞에 쓰지 않고 설명란이나 다음 편으로 남긴 공통 전제 |
| 적용 범위 조건 | 연구 대상의 조건과 대본에 쓴 문장 |
| 읽기 표시 | 의료진이 아닌 직원이 막혔다고 표시한 내용 |
| 승인 | 두 번째 감수를 한 의료진과 날짜 |
학술 발표를 다시 편집하며 생기는 실수
첫째는 발표 화면의 그래프와 표를 그대로 영상에 남기는 경우입니다. 의료진을 위해 만든 그래프는 가로세로 눈금의 단위와 비교 집단을 청중이 안다고 여기므로, 환자용 영상에서는 그래프가 말하는 한 가지만 문장으로 쓰고 그래프는 빼거나 그 한 가지가 드러나도록 다시 그립니다.
둘째는 질의응답 구간의 답을 본 발표처럼 쓰는 경우입니다. 질의응답의 답은 그 질문을 한 사람의 상황에 대한 답이므로, 그 상황 없이 환자용 대본에 옮기면 일반적인 권고처럼 들립니다. 질의응답에서 가져온 문장은 감수 기록에 따로 표시하고, 의료진이 두 번째 감수에서 일반 안내로 써도 되는지를 다시 정합니다.
셋째는 발표에 쓰인 통계 표현을 그대로 옮기는 경우입니다.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라는 말은 의료진에게는 연구 방법상의 판단이지만, 환자에게는 효과가 크다는 말로 들립니다. 환자용 대본에서는 그 차이가 어떤 조건의 환자에게서 얼마만큼이었는지를 원본에 있는 숫자 그대로 쓰고, 원본에 숫자가 없다면 크기를 짐작하게 하는 말을 쓰지 않습니다.
감수 기록의 다른 쓰임
문장마다 원본 번호와 승인이 남은 감수 기록은 의료광고 심의를 준비하기 위해서도 환자용 대본과 같은 폴더에 보관합니다. 대본의 어느 문장이 어느 발표에서 나왔는지를 기록이 그대로 보여 주기 때문입니다.
원본 문장 번호로 출처를 잇는 이 방식은 병원 AI 콘텐츠 제작을 점검하는 데도 쓰입니다. 학술 원본을 AI로 요약한 초안이라도 문장마다 원본 번호가 이어지지 않는 문장은 의료진 감수 전에 빼고, 이어지는 문장만 감수에 올립니다.
자주 묻는 질문
발표한 의료진이 아닌 다른 의료진이 검토해도 되나요?
원본 문장의 뜻을 가장 정확히 아는 사람은 발표한 의료진이므로 첫 감수는 발표자가 맡습니다. 발표자가 검토할 수 없다면 같은 분야의 의료진이 원본 대본을 읽고 검토하되, 감수 기록의 승인 칸에 발표자가 아닌 검토자임을 함께 남깁니다.
발표 영상의 길이를 얼마나 줄일까요?
길이는 환자의 질문 하나에 답하는 데 필요한 만큼으로 정합니다. 발표 하나에 환자의 질문이 여럿 담겨 있다면 질문마다 따로 편집한 짧은 영상 여러 편으로 나누는 편이 각 영상의 적용 범위를 밝히기 쉽습니다.
발표 당시의 연구가 이후에 달라졌다면 어떻게 하나요?
환자용 대본을 쓰는 날을 기준으로 발표한 의료진이 그 내용이 지금도 유효한지 판단합니다. 달라진 내용이 있다면 발표 영상의 그 구간은 쓰지 않고, 현재 기준으로 새로 촬영할지를 의료진과 정합니다.
자막만 쉬운 말로 고치고 화면은 그대로 써도 되나요?
발표자의 말과 자막이 다른 용어를 쓰면 시청자는 두 이름이 같은 것인지 헷갈립니다. 말과 자막이 같은 용어를 쓰도록, 쉬운 말이 필요한 구간은 내레이션을 새로 녹음하거나 발표자가 그 부분을 다시 설명하는 화면을 새로 찍습니다.
원본 대본은 얼마나 보관하나요?
환자용 영상이 게시되어 있는 동안은 원본 대본과 감수 기록을 함께 보관합니다. 영상을 고치거나 내릴 때 어느 문장이 어디서 왔는지를 다시 찾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